• 최종편집 2024-05-1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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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고등학교 야구부 김덕윤 감독

 

[원주고등학교 야구부 김덕윤 감독] 한국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하여 지금까지 41번째 시즌을 맞이하였다. 출범 첫해 140만 명이었던 관중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15년 WBSC 프리미어 12 초대 우승으로 2016년 첫 8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호황을 누렸다. 

그렇게 한국 프로야구는 40여 년간 많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며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였지만 3%에도 미치지 못하는 프로의 벽을 넘는다는 것은 사실상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는 것 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로 인해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프츠로 자리 잡는 동안 프로야구선수의 화려함에 뒤에 가려진 내부를 보았을 때, 매년 3%의 벽을 넘지 못한 학생선수 또는 선수로서의 생명을 다한 은퇴선수의 취업 실태는 결국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열악하다고 조사되었다. 

지난 '2018년 은퇴선수 실태조사' 자료에 의하면, 은퇴 선수(선수 경력 3년 이상, 20세 이상 39세 이하 은퇴선수)의 실업률이 33.8%인 것을 감안하여, 학생선수 또는 은퇴선수들에게 제2의 삶을 대비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이미 오래전부터 체육계의 중요한 사안으로 거론 되어 왔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학생선수들에게 "선수로서 활동했던 기억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실효성 높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제 2외국어와 야구의 결합, 그리고 컴퓨터 활용 능력의 개발

4차 산업의 발전으로 디지털 장비 보급이 보편화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1대 이상의 개인 디바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언제든 원하는 정보를 접하고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우리 모두는 국경을 넘지 않아도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프로선수를 꿈꾸며 운동을 시작하는 초등학교 시점부터 학업의 기초가 무너진 학생선수들이 그 기회의 장을 온전히 활용한다는 것은 현실상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학생선수의 학업 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생선수 대회·훈련 참가 허용 일수를 축소(현행 초등 10일, 중등 15일, 고등 25일로 시행 중)" 하고 학업 병행을 이끌어 내기 위한 교육부의 방침과 달리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선수들에게 고등 영어와 수학 시간은 현장의 판단에 의해 자율학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 

그런 이유들로 현 교육과정에서 학생선수들에게 "학업과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중시한다면 현장 상황을 고려하여 “야구를 다양한 분야와 접목한 플랫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제2의 삶을 준비하는 데 있어 실효성을 높여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을 "제2외국어와 컴퓨터 활용 능력"에서 찾고자 하며 그것을 접목한 교육 시스템 구축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998시즌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용병제도의 도입으로 국내 프로야구의 문호를 외국인 선수에게 개방된 것을 시작으로 프로 팀에서는 코칭 스텝과 선수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 줄 스포츠 통역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현대에 들어 4차 산업의 발전에 의해 세계적인 기업들과 스포츠 팀의 협력으로 다양한 웨어러블 기술이 개발되어 스포츠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그런 것을 활용할 수 있는 스포츠 데이터 분석가가 필요하게 되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프로야구의 구성원들이 선수, 코치 외에 데이터 분석가, 스포츠 통역가, 영상분석가, 스포츠 마케팅 등으로 형성되어 이제는 다양한 인재들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하는 것이 중국 야구의 발전이다. 중국에서는 2015년 국가적인 차원에서 스포츠를 육성하고 산업화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으며 2025년까지 10년간 5조 위안(한화 약 800조) 이상 규모로 활성화시킨다는 정책을 세우고 경기장 건설 및 훈련 용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그렇기에 이제는 단순히 성적만을 운운하고 훈련을 독려하며 학생야구를 운영해 갈 것이 아니라, 3%의 벽을 넘지 못한 아이들의 5년 후, 10년 후의 삶을 걱정하고 선수 이후의 삶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그래서 야구에 “제2외국어와 컴퓨터를 접목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처음 원주고등학교의 야구부 감독 부임부터 현재까지, 우리 학생선수들의 프로야구선수로서의 성장 가능성과 5년이나 10년 후 언제까지나 야구선수일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며 학업과 훈련의 균형을 맞춘 교육 시스템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래야 야구라는 운동이 더욱 즐거워질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이 프로의 벽이란 좁은 문에 내몰린 불안감에서 벗어나 더 넓은 시야를 얻게 되어, 보다 많은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 아이들이 가능하다면 평생 야구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길 바라는 개인적인 바람도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칼럼을 통해 각계각층의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아이들의 10년 후, 20년 후의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며, 그 준비를 위해 많은 곳의 동참이 이뤄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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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학생선수의 자생력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 플랫폼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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